최근 다시 수술을 받았다.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입원 수속을 하고, 또 수술실로 들어갔다. 그래 봤자 겨우 세 번째인데 모든 것이 너무 익숙했다. 보호자와 헤어져서 수술실을 들어가기 전에 대기하면서 떨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수술 전에 항상 그렇듯 혈관 자리를 찾는 것을 어려워 하는 간호사님을 앞에 두고 붙임성 없는 내가 "제가 혈관이 많이 좁대요. 다들 힘들어하세요" 하고 먼저 치고 들어가기까지 했으니까 말 다했다.


병원을 가까이하면서 느낀 점 첫 번째.

간호사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잖아요'라는 오글거리는 대사를 붙여도 조금도 어색함이 없는 숭고하기 그지없는 직업이다. 사명감 없이는 절대 지속할 수 없는 직업이고 모두가 칭송받아야 마땅하다.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에 가장 천사에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 째,

인생의 참 쓴맛을 느낄 수 있다. 나는 항상 암병동에 입원해서 그런지,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인 경우가 너무 많았다. 예를 들면 두 번 째 수술 때 난 처음으로 나보다 어린 환자를 봤다. 옆에서 꽤나 시끄러워서 '가벼운 병기인가보다, 부럽다' 생각했는데 이미 여러 기관에 암이 다 퍼진 4기 환자였다. 난 그 사실을 알고 찔끔 눈물마저 흘렸고, 그 이후로 뭣도 모르는 주제에 다른 환자에 대해 속단하는 걸 그만뒀다.


세 번 째,

생각보다 무례한 사람들이 많다. 

나는 병원에서 가능한 다른 사람들과 접점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조용히 없었던 사람처럼 입원해서 그대로 퇴원하는 것이 항상 내 희망이자 목표이다. 처음 암인 걸 알고 정밀 검사를 받고 또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 나는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알아버렸다. 몇몇 사람들은 쓸데없는데 너무 관심이 많고 가끔은 무례하다는 사실을. 병원에서 만난 사람들은 종종  '젊은 사람이 왜 여기 있어?' 와 같은 말로 대화의 물꼬리를 트곤한다. 더 참을 수 없는 건 그들의 표정이다. 너무 흔한 비유지만, 동물원 원숭이를 보는 것 같은 그들의 표정, 신기해하는 표정 , 가끔 아주 운이 나쁠 때는, '그래도 나는 나이가 들어 병에 걸린 것이 다행이야' 하는 말도 보너스로 듣게된다.


병원과는 이제 영원히 안녕하고 싶다. 병원 생활에 익숙해지고 싶지 않다. 내 절대절명의 소원이다. 그리고 어서 몸이 회복되어서 팔팔한 20대의 내 정신과 내 몸이 조화를 좀 이루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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